MAN OF WILD 택연

남자의 거친 매력을 집대성한 그룹 2PM에서도 택연은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남자와 청년을 오가는 독특한 마스크, 그리고 누구든 부러워할 만한 건강한 신체는 어떤 무대에서나 빛을 발했고, 지금까지 보여온 연기에서도 그 매력은 유효했다.

완벽한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네이비 슈트는 보테가 베네타.

내추럴한 크림색 니트 블레이저는 하버색 by샌프란시스코 마켓, 빈티지한 느낌의 데님 팬츠는 랄프 로렌.

남성적인 디자인이 멋진 블랙 코트는 버버리 프로섬.

“역할을 준비하면서도 항상 돌아올 수 있는 자아를 성립해놓는 게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캐릭터로 다른 삶을 살아야 하지만 현실의 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전무후무한 활력과 테스토스테론으로 무장한 2PM 안에서도 택연은 건강한 섹시함으로 눈에 띄는 멤버다. 윗옷을 찢으며 무대 앞으로 걸어 나오거나, 백지영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내 귀에 캔디’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남자 아이돌의 퍼포먼스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2PM의 신곡 ‘하.니.뿐’은 그런 택연과 멤버들의 건장한 몸을 의자 위에 올려 그 자체를 전시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택연은 연기를 통해 새로운 승부를 준비 중이다. tvN <후아유>의 첫 방송과 영화 <결혼 전야>의 개봉을 함께 기다리며 그는 후회하면서 배우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성장하는 과정에 흠뻑 빠져 있다. 그렇다고 그의 무기가 녹슬거나 사라진 것은 아니다. 뷰파인더 안에서, 그저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택연은 여전히 보는 사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드라마 <후아유> 촬영을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스케줄이 계속 바빴을 텐데 체력이 대단해요. 
사실 영화 <결혼 전야> 촬영을 마치고 겨우 이틀 뒤에 <후아유> 촬영을 시작했어요. 그 이틀 동안에도 2PM 스케줄을 소화했고요. 계속 콘서트나 여러 일을 하면서 부상도 입고 지치기도 했는데, 그래도 이 드라마는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읽으면서 다음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할 정도로 재미있었거든요.

티저 영상에서는 일단 소이현 씨와의 러브신이 공개되었어요. 친밀한 장면을 연출하기에는 친해질 시간이 부족했을 것 같은데요.(웃음) 
친해지기는커녕 대본 리딩하고 바로 다음 날 찍은 영상이에요. 마주치면 몇 번 인사드린 게 다였는데, 콘티를 보고 당황했죠. 다행히 호흡이 좋아 누가 리드하고 리드당하는 것 없이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 작품에서는 늘 유혹하기보다는 여자를 기다려주는 남자를 연기했잖아요. 그래서 팬들이 좀 더 놀랐을 것 같아요. 
사실 <결혼 전야>에서도 제가 연기하는 원철은 조용하고, 속으로만 걱정하고 기다려주는 남자예요. 그래서 일부러 이번에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을 좀 상반되게 가져가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어요. 일단 건우는 경찰로서 저지른 실수 때문에 좌천되었고, 그래서 다시 올라가려는 욕망이 있는 인물이거든요. 아무래도 이전의 캐릭터와는 성격이 다르겠죠.

두 번째 티저를 보면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장르물인 것 같기도 해요. 
그런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힌 그런 드라마입니다. 숨겨진 비밀도 많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도 좀 있어요. 의상 때문에 저희 스태프에게 대본을 줬는데 무서워서 못 읽겠다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공포물을 정말 싫어하는 제가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시청자분들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공포물을 무서워하는데, 촬영이 힘들진 않나요? 
진짜로 저는 귀신을 되게 안좋아해요. 무서운 영화도 안 봐요. 심지어 2PM이 놀이공원 귀신의 집 광고 찍을 때도 전 못 나왔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건우는 귀신을 못 보는 역할이거든요.(웃음) 그래서 촬영할 때는 무서운 거 없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야 하지만, 영화를 마치고 성장한 모습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아요. 
잘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욕심은 항상 있었어요. 제가 늘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니까요. 그런데 영화를 하면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섬세한 부분까지도 보게 되더라고요. 대본을 외우느라 급급한 게 아니라 연기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좋았던 게, 감독님이 워낙 설명을 잘해주세요. 캐릭터의 감정이나 행동의 이유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고 모니터를 하면서도 좋은 부분, 고칠 부분을 다 이야기해주시거든요.

처음에는 2PM의 힘으로 택연이 알려졌다면, 이제는 본인의 활동이 팀에 힘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아요.
개인 활동을 다른 멤버보다 먼저 시작했거든요. ‘내 귀에 캔디’나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로 따로 활동할 때, 그 당시만 해도 멤버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말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제는 멤버 각자의 이름을 지켜줘야 한다는 개념이 더 강해진 것 같아요. 서로 더 열심히 하면서 선의의 경쟁도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2PM도 지속되는 거죠.

리패키지 음반에는 2PM 멤버의 솔로 자작곡이 실렸던데요. 치열한 경쟁이 짐작됩니다만….(웃음) 
솔로 곡을 음반에 싣는 건 사실 제 아이디어였어요. 콘서트에서 솔로 무대를 자주 보여드리는데, 다른 분의 노래를 커버하는 게 아니라 내 곡으로 내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작년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공연에서 팬들에게 “제가 쓴 곡이에요. 들어주세요”라고 공개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아예 없더라고요.(웃음) 그래서 팬들이 미리 노래를 들어본다면 어색하지 않고 좋겠다 싶어서 아예 음반을 만들게 된 거죠.

원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한 완벽한 노래에 필요한 거였군요. 
저의 원동력은 팬들에게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연기를 할 때도 새로운 캐릭터를 선택하듯이, 콘서트에서도 솔로 무대는 2PM에서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힙합이든 탱고든 무대를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곡을 쓰는 편이에요.

내용을 떠나 콘서트 자체에 의미가 컸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한 상황이었으니까 말이죠.
2년 동안 국내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그리운 느낌이 들었어요. 집을 떠나 있다가 간만에 돌아오면 집만 봐도 행복해지는 그런 느낌 있잖아요. 그동안 일본에서 정규 2집 음반을 발표할 정도로 계속 활동했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있었던 건 아닌데, 마음이 편안하긴 했어요.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지만, 항상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을 텐데요. 
그 부분을 조율하느라 컴백 전에 회의를 굉장히 오래했어요. 앞으로 2PM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의논하기 시작하면 서너 시간씩 토론을 계속했죠.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것, 제일 잘된 곡과 잘 안 된 곡, 팬들이 좋아한 콘셉트를 정리하는데 각자 의견이 너무 다르더라고요. 매번 콘셉트를 다르게 잡았더니.

결국 누구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나요? 
당연히 진영이 형이죠!(웃음) 더블 타이틀이나 무대 구성이나 진영이 형 생각을 많이 따랐어요.

수록곡 중에 ‘I’m Sorry’나 ‘오늘부터 1일’처럼 달콤한 곡이 많기도 하고, 애크러배틱이나 에너지를 기대한 대중에게는 의외의 지점도 있는 음반이었어요.
‘하트비트’ 이후로 후배 중에서도 애크러배틱 퍼포먼스를 하는 팀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할 수 있는 거라면 우린 뭘로 승부해야 할까 고민을 좀 했어요. 이번 음반은 그 결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고요. 지금 신인 아이돌이 할 수 없는 걸 보여주자는 게 주된 생각이었죠.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건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지난 2년 동안 해외 공연을 40번 정도 했어요. 그러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성숙함이랄지 노련함 같은 거요. 그리고 뭐랄까…. 피지컬이 있잖아요.(웃음) 진영이 형이 음반 준비하면서 물으시더라고요. “얘들아, 너희가 다른 그룹보다 나은 게 뭐라고 생각하니? 너희는 그냥 롱코트 하나만 입혀놔도 죽이거든! 내가 콘서트에서 너희를 봤는데 멋지더라” 할 정도로 2PM의 외적인 부분에 자신감을 갖고 계셔서 오히려 힘을 빼고 멤버의 모습 자체를 부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특기인 퍼포먼스를 아껴둔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건재함을 증명해야 하는 타이밍이었잖아요. 
개인적으로는 공백이 길긴 길었나 보다 하는 생각은 했어요. 저희가 데뷔하고 ‘하트비트’로 대상을 받기까지 2년이 걸렸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신인들이 충분히 입지를 다질 시간이 있었단 얘기죠. 그런데 노심초사하기보다는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어요. 이번에 신화 형들을 보면서 느낀 게, 오래하면 할수록 더 멋있어지는구나하는 거였어요. 신화 형들처럼 2PM도 계속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면서 시간이 흐르면 그때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멋있어 보이는 날이 오겠죠.

그렇게 오랫동안 팀으로 활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뭘까요? 
서로에 대한 배려는 확실히 필요한 것 같아요. 신화 형들도 그런 부분을 잘 지키셨고, 특히 에릭 형이 조율하고 배려하는 역할을 잘하셨다고 하더라고요. 형들에 대한 인터뷰나 기사도 많이 챙겨 봤거든요.(웃음) 멤버끼리 서로 존중하고 각자의 영역을 인정해주는 쿨한 태도가 있다면 팀도 오래갈 수 있지 않을까요.

팬들도 비슷할 것 같아요. 해외 활동을 쿨하게 지켜보고, 기다려주고. 
그런데 저희 입장에서는 해외 팬들이나 국내 팬들이나 별다른점을 모르겠어요. 멤버별로 팬들이 따로 연합을 만들고, 그분들이 다른 나라 팬들과 소통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팬들끼리 성향도 점점 비슷해지고요. 제가 대학원 전공을 국제협력과로 결정한 것도 그런 팬들을 통해 제가 국제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언어나 문화의 차이는 어떤 점에서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본인의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중요한 일이에요. 
SNS도 예전에는 내 공간, 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이 작은 매체를 통해서도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 팬들과 소통하고, 후배들 소식을 공유하고,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씩이라도 보답해가는 거죠. 그리고 2009년인가, 강호동 선배님 인터뷰를 읽었는데 대중의 관심, 사진 찍어달라거나 사인해달라는 부탁을 귀찮아하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연예인이 받는 사랑과 돈에 그런 불편함에 대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는 거라고요. 그때 저는 신인이었는데, 그 말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어요. 또래보다 얻는 것이 많은 만큼 저도 포기하는 게 있어야 맞는 거니까요.

지금의 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 혹시 있나요? 
매사에 열심히 하기. 일보다 사람, 인연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 그게 좋은 인연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윤희성

캐주얼한 머스터드색 티셔츠는 우드우드 by 비이커.

가벼운 라운드넥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에디터 김석원
포토그래퍼 목나정
문의 비이커 02-543-1270, 보테가 베네타 02-515-5840, 버버리 프로섬 02-3485-6536, 랄프 로렌 02-545-8200, 샌프란시스코 마켓 02-542-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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